라엘이 만난 13번째 주인공은 원티드 디자이너 백나은님입니다.
영상, 그래픽, 굿즈, 전시 디자인 등 못 하는게 없는 올어라운드 디자이너 나은 님의 솔직한 이야기 들어보세요!
#1
라엘: 반가워요 나은님! 인터뷰 응해 주셔서 감사하며, 라엘 고객님들을 위해 간단히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나은: 안녕하세요. 브랜드 디자이너 백나은입니다. SBS 디지털뉴스랩 스브스뉴스 팀과 현대백화점 온라인식품 팀을 거쳐 현재 원티드랩 크리에이티브 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브랜드 경험에 대해 고민합니다. 회사 밖에서는 비슷한 생각과 고민을 가진 디자이너들과 함께한 디자인 작업물로 전시에 참여하기도 하고, 종종 개인적으로 협업 요청을 주시는 브랜드들과 작업을 진행합니다.
#2
라엘: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핫 한 스타트업 WANTED에 재직 중이 신 걸로 알고 있어요~ 현재, 어떤 업무를 주로 맡고 계시나요?
나은: 브랜드 전략에 맞는 비주얼을 기획하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고객에게 브랜드 메세지를 전달하는 일을 합니다. 관련부서 담당자들과 협업해 브랜드 액티비티를 진행하기도 하고요. 인쇄물, 영상, 굿즈, 공간을 비롯해 최근에는 AR과 같은 가상 현실까지 매체에 제한을 두지 않는 다양한 시도가 가능한 재미있는 직무입니다. 원티드는 ‘모두가 나답게 일하고 즐겁게 성장하는 것을 돕는다’는 미션 아래 채용, 커리어 콘텐츠, HR 솔루션, 프리랜서 매칭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HR 테크 기업입니다. 직무 선택에 대한 고민부터 고용형태나 연봉 같은 현실적인 고민까지, ‘일’은 항상 제 삶의 화두였어요. 늘 고민하던 주제를 직접 다루는 브랜드에서 일한다는 점이 굉장히 즐겁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살면서 한번쯤 이 부분에 있어서 고민하게 되잖아요. 제가 원티드에서 하는 일들이 ‘일 하는 사람들’의 삶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3
라엘: 나은님 디자인을 보면 트랜디함과 힙함(?!)이 느껴지는 데요, 디자인에 대한 영감은 주로 어디서 받으시는지 궁금해요!
나은: 어디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을 한다기 보다는 프로젝트의 방향성에 적합한 비주얼을 기획하고 이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으로 디자인을 전개합니다. 다른 디자이너들도 마찬가지이긴 할텐데요, 예를 들어 브랜드 1주년 기념 그래픽이라면 축제, 기념일 등의 키워드와 연관지을 수 있는 폭죽, 샴페인, 과일 바구니를 활용해 디자인 하고, ‘존재와 지속’을 키워드로 하는 전시에 참여한다면 전통적으로 사람들의 염원을 상징해온 돌탑을 디자인에 녹여내는 등의 방식으로요. 프로젝트 방향성과 디자인 논리가 잘 맞아 떨어졌을 때 트랜디 하다 혹은 힙하다(!)고 느끼시는 거 같아요.
#4
라엘: 그 동안의 작업물들 중에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작업이 있을까요?
나은: 현대백화점에서의 마지막 작업 『새벽시장리포트2021』 책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새벽시장리포트2021』 는 현대식품관 투홈의 모바일 콘텐츠인 <새벽시장리포트> 에 1년동안 업로드 된 일일시황을 한 권으로 엮은 책입니다. 30년 넘게 매일같이 새벽시장에 출근하는 현대식품관 바이어들의 책임감과 노하우가 담겨있는 자랑스러운 작업이에요. 저희 집이 실제로 20년째 현대식품관 단골 고객이거든요. 오랜기간 사랑해온 브랜드의 비하인드를 가까이서 볼 수 있었던, 정말 고마운 기회였다고 생각해요. 식품 퀄리티 뒤에 숨은 바이어들의 노력과 정성을 그대로 전달할 수 있는 방식을 동료들과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무척 뜻 깊었습니다. 바이어와 협력사를 위한 브랜드 북으로 100부 한정으로 제작했는데, 구매 및 추가 제작 문의가 많았 던 것도 이 뿌듯함에 한 몫 한 것 같습니다.
#5
라엘: 너무 일얘기만 했네요~ 나은님이 평소에 불리는 별명이 궁금해요!
불도저요. 평소 일상 생활에서도, 업무를 진행하는 데에 있어서도 추진력이 있는 타입이라 붙은 별명이에요. 이게 정말 찰떡이라고 생각하는 게, 불도저 같이 큰 차가 시동 거는 데에도 오래걸리고 한 번 넘어지면 사고도 크게 나잖아요. 딱 저 거든요. 한번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빠르게 착수해서 잘 해내는 편이지만,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땐 정말 가만히 있기도 하고 뜬금없이 크게 지치기도 하거든요. 최근에는 부쩍 일이 많아지면서 반드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즘입니다. 몸과 마음의 지구력을 키우는 게 올 한해 저의 미션입니다.
#6
라엘: 나은님 업무 외에 어떻게 하루를 보내세요? 요즘 생긴 취미라든지 관심사라든지, TMI도 좋아요!
나은: 근력 운동을 합니다. 작년 12월부터 새로 만난 트레이너 님과 너무 잘 맞아서 근력 운동에 재미를 붙이게 되었습니다. 디자이너 고질병인 거북목과 라운드 숄더가 눈에 띄게 개선되었고 체력도 엄청 좋아졌어요. 자세와 체력이 좋아지니까 일할 때도, 놀 때도 컨디션이 너무 좋더라고요. 그 부작용인지(아님) 요즘은 힘들다는 핑계로 운동을 많이 못 가고 있습니다. 한동안 오전 7시까지 헬스장에 가서 PT 받고 출근하는 모습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인증하며 갓생사는 척도 했었는데요. 다시 힘내야 할 때입니다. 디자이너는 코어 힘이 중요하니까요…
#7
라엘: 많은 분들이 삶의 낙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시는 대요, 나은님 만의 삶의 “낙”은 무엇인가요?
나은: 술과 사람. 좋아하는 장소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술마시고 노래하는 시간이 제 삶의 낙입니다. 최근 들어 더욱 이 시간이 소중하다고 느낍니다. 바쁘고 힘든 때일수록 꼭 약속을 잡게 되더라고요. 사람 때문에 힘들고 지치기도 하지만, 또 에너지를 얻는 곳도 사람이에요. 최근의 기억을 떠올려보면 얼마전 다녀온 부산여행과 친구 가게에서 밤 늦게까지 춤추던 날들이 생각나는데요, 이런 기억들이 제 삶의 낙입니다. 사랑하는 마음과 즐거운 기분이 연료가 되어 다시 열심히 살아갈 힘을 얻는 것 같아요. 즐거운 날들을 사진과 글로 잘 기록해두고 지칠 때마다 꺼내봅니다.
#8
라엘: 바쁜 일상 중에 나은님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서 가는 장소가 있다면, 추천부탁드려요!
나은: 이태원 녹사평역 언덕에 위치한 바 스몰스. 칵테일과 감자튀김 맛이 기가 막히고, 메뉴에 없어도 마시고 싶은 칵테일이 있다면 사장님께 요청드릴 수 있어요. 재료가 있고 사장님이 만들 수 있는 메뉴라면 흔쾌히 해주십니다. 그리고 제가 작업한 멋진 로고도 보실 수 있어요. 퇴근하고 스몰스에 잠깐 들려 각종 칵테일을 마시다보면 하루의 스트레스가 다 풀려요. 다양한 사람과 동물들이 모이는 곳이고, 재밌는 일이 자꾸만 생기는 곳이니 시간 나실 때 방문해보세요.
#9
라엘: 라엘 고객분들을 위해 삶을 살아가면서 얻은 나만의 “반박불가의 진리!” 한가지만 공유해주신다면?
나은: 좋아하는 일을 계속 좋아하자. 저는 제가 좋아하는 게 뭔지 파악하는 데 오랜 시간을 썼어요. 대학생때까지도 제가 좋아하는 것 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생각을 많이 신경썼던 거 같아요. 타인이 말하는 ‘좋음’에 휘둘리지 않고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게 뭔지 알게 되었을 때, 비슷한 사람들이 주변에 계속 모이게 되고 재밌는 일이 자꾸 생기더라고요. 그리고 또 오랜기간을 들여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취향이라는 게 계속 바뀌기도 하잖아요. 내면의 감각을 예민하게 따라가면서 앞으로도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도모하며 살고 싶습니다.
#10
라엘: 마지막으로 나은님의 인생의 최종 목표 혹은 꿈이 있다면 편하게 말씀해주세요! (혹은 작은 소망도 좋아요!!)
나은: 꿈은 없고요, 그냥 성공하고 싶습니다. 최근에 재밌게 읽은 책의 제목입니다. 이 질문을 받아보니 책 내용 중에 생각나는 구절이 있어요.
‘가끔 인터뷰를 하다 보면 최종 목표나 꿈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 사실 꿈이 있지만 구체적으로 답하지는 않는다. 내 꿈은 굳이 안 이뤄도 되고 그냥 갖고만 있겠다는 건데, 내가 실제로 그것을 이루는지 못 이루는지 평가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진다. 꿈을 이뤄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고 싶지 않다. (…) 누군가 인정해주지 않아도 내 세상은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
최근에 생긴 작은 소망은 있는데요. 저와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편하게 머무르다 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그 공간을 제 취향으로 채워 넣고, 맛있는 음료와 기분 좋은 시간을 대접하고 싶습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언젠가 그런 공간을 갖고 있지 않을까요?
나은님의 이야기 어떠셨나요?
라엘 우먼 다음화의 주인공! 누구일지 기대해주세요!